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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드로잉 #와콤 타블렛 #인튜어스프로

 

 

 

 나의 첫 타블렛, 가오몬 1060p

 

드로잉보다는 지브러시 스컬팅을 위해서 필요했던 타블렛. 1년 전 약 3만원대 중국산 타블렛을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저렴한 값에 걸맞게 펜 캘리브레이션(커서 위치와 실제 위치)이 약간 안 맞고, 펜의 그립감이 떨어지고, 마찰음도 큰 편이었는데요.

그렇다 하더라도 하루 종일 사용하는것도 아니고 정교한 드로잉에 사용하지도 않아서 크게 불편한 건 없었지만, 전체적으로 "납작한 플라스틱 스케치북"을 쓰는 것과 같은 느낌이랄까, 그리 좋은 사용 경험은 아니었습니다. 정말 막 쓰는 용, 연습용으로 입문하기 좋은 제품이었어요

기존에 사용하던 중국산 타블렛, 가오몬 프로 1060p

 

하지만 모델링 공부를 하면 할 수록 타블렛 드로잉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했고, 사용하는 일이 잦아지고, 시간이 길어지기 시작하자 여러가지 불편을 체감하기 시작했는데요. 결국 "좋은 타블렛"이 하나 갖고 싶어졌습니다...

새로운 타블렛을 알아보기 전, 평소 같았으면 사용하던 전자기기를 중고거래로 팔았겠지만, 그냥 버렸 그래도 3만원 돈에 1년 내내 신나게 썼으면 정말 가성비는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내게 맞는 타블렛 고르기

 

타블렛 종류는 생각보다 다양한 편이었는데요. 화면을 보면서 작업을 하는 모니터형도 있고, 휴대하기 좋은 무선형도 있었습니다. 내게 맞는 제품을 고르기 위해 유튜브 리뷰도 보고 블로그 리뷰도 보고 다양한 사용후기를 찾아보았지만 "돈 있으면 와콤  돈 없으면 가오몬" 이라는 직관적인 후기가 많았습니다. 

저는 보다 현명하고 세련된 구매를 위해 디지털 타블렛을 고르는 데 필요한 조건을 따져보기로 했습니다.

 

0) 브랜드

1) 작업영역 크기

2)필압

3) 휴대성

4) 내구도

5) 소모품

6) 가격

 

 

 

0) 브랜드와콤 타블렛을 사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와콤밖에 모르기도 했는데요, 살짝 마이너한 브랜드를 사용해 본 결과, 브랜드가 제품의 전부는 아니라지만 펜촉이라던지 보호필름과 같은 소모품 구매나 A/S 관련한 접근성이 너무 좋지 않았습니다. 집 앞 편의점에서 물건을 살 때와 먼 동네 구멍가게에서 살 때의 편의적 차이를 타블렛을 통해 실감할 수 있었는데요.

그래서 이번에는 제품에 대한 문의도 쉽고, 혹시나 모를 타블렛 A/S에도 방문할 수 있는 지점이 있는 브랜드를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1) 작업영역 크기는 타블렛 크기가 아니라 실제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영역입니다. (타블렛 사이즈보다 작업영역이 작음) 기존에 큰 불편없이 사용하던 중국산과 같은 크기를 사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소형은 너무 답답하고, 대형은 남는 영역이 많고, 중형 정도로 알아보면 적당할 것 같았습니다.

+추가로 모니터형(신티크 등)은 고려사항이 아니었는데, 이유인 즉슨 

모니터형 타블렛

 

이렇게 빛나는 패널을 장시간 가까이 보면서 작업을 해야 하고, 손목을 세운 채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손목과 허리 목 모두 금새 피로해질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책상 위에 올려놓고 사용한다 하더라도 고개를 계속 숙이고 있어야 하니, 걸핏하면 뒷목을 잡을 것 같았고 파스와 아대도 일부 추천 소모품에 존재한다는 점이 다소 마음에 걸렸습니다.

원화를 그린다던지, 웹툰과 같이 직업적으로 드로잉을 하지 않는 이상, 가격적으로도 모니터형 타블렛은 조금 과한 선택인 것 같았습니다.

 

목 디스크를 예방하는 자세와는 관련 없어보이는 모니터형 타블렛

 


2) 필압은 사람들이 많이 쓰는 메이저 브랜드를 사용하면 펜 자체의 불량이 아닌 이상 특별히 불편함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3) 휴대성은 데스크탑에서만 작업하는 제게 큰 고려사항이 아니었지만, 만약 카페나 외부에서 작업 할 일이 많은 사람이라면 무선식, 충전식 소형 타블렛을 구매하는 것도 괜찮을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가지고 다닐 일이 없으므로 패스!

 


4) 내구도는 사실 조금 애매했는데, 타블렛을 겪으면서 주로 닳을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우선 작업영역이 가장 많은 손상이 갈 테니, 보호필름은 필수로 부착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만약 저와는 달리 가지고 다닐 일이 많다면 타블렛에 케이블을 끼웠다 뺐다 하는 일이 잦을테고,  그러면 얼마 가지 않아 케이블이 씹고뜯고맛보고즐기고 시달린 것처럼 될 것입니다. 가방에 넣고 다녀야 하니 파우치도 사야 할 것입니다.

사진 출처 : https://bigtree.tistory.com/201

 

저는 이 모든 것에 해당이 없으므로 보호필름 부착 옵션 정도만 살펴보았습니다.

 


5) 소모품은 펜과 펜촉 정도였는데요. 기존에 사용하던 중국산 타블렛은 이 부분이 불편했습니다. 소모품이 다 닳거나 잃어버렸을 때, 소모품 구매는 해외배송으로만 가능하거나 다른 유저가 가지고 있는 재고를 비싼 값에 사야만 했습니다. 펜촉보다 배송비가 더 나오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힘을 주어 비비거나 문지르는 작업을 꽤 하는 편이니, 펜촉은 원할 때 구매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자체는 떨어뜨리지 않는 이상 크게 고장날 일은 없지만 예비용으로 하나 정도 더 사 놓으면 마음이 편할 것입니다.

 


6) 가격30만원에서 50만원 사이의 중간 가격 제품으로 고려중이었습니다. (중국산:10만원 이하 / 중간:30~50 / 고급: 50~100)

 

 

 

 나의 첫 "좋은 타블렛" 을 구매하다 (PTH-660 인튜어스 프로 중형)

 

소형, 중형, 대형 순의 인튜어스 프로. 

 

모든 조건을 고려했을 때, 와콤 타블렛 제품 중 작업영역이 넉넉한 인튜어스 프로(PTH-660)가 대부분의 조건을 충족했는데요. 네이버페이가 되는 업체에서 새제품을 구매했으며 금액은 배송비, 보호필름 부착 모두 더해 총 38만원에 득템하였습니다.

제품을 처음 뜯자마자 제가 처음 한 일은 판매업자에게 전화를 거는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부착옵션까지 추가했던 보호필름이 붙어있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통화음이 연결되는 동안  타블렛 모서리에서 무언가 패널을 덮고 있는 흔적을 발견했고, 황급히 전화를 끊었습니다. 부착한지 모를 정도로 깔끔하게 보호필름이 붙어있었기 때문이죠 (감사합니다ㅎ)

보호필름의 감촉은 휴대전화 지문방지용 스킨의 약간 얇은 버젼으로 마구 문질러도 흠집하나 없을 것 같은 신뢰감을 줍니다.

 

구매한지 벌써 두 어 달이 지나 개봉기는 따로 작성할 수 없지만, 드라이버 설치도 ok, 구성품 누락도 없이 완벽한 상품을 받았고 잘 사용하는 중입니다. 필압은 정말 만족스러울 정도로 부드럽고, 반응속도도 빠르고, 캘리브레이션 오차도 없었습니다.

처음 설치하고 난 뒤에는 자주 쓰는 프로그램에 맞도록 익스프레스키와 필압 등을 설정해주어야 하지만, 설정법이 크게 어렵지 않아 금새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를 포맷하게 되면 이 모든 설정을 다시 해야 하므로 프로그램별로 캡쳐를 떠 놓는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스컬팅 및 간단한 드로잉에 사용하고 있는 유저로서, 만약 첫 타블렛으로 중-고가형 타블렛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인튜어스 프로 중형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작성자 이온 (ion) @ ionn.tistory.com